스텝은 가볍게 동료애는 단단하게
함께 성장하는 우리의 나이스 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러닝크루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하루의 마지막 햇살이 강물 위로 부서지기 시작하는 화요일 저녁,
땅을 박차고 나가는 발소리가 강가에 울려 퍼진다.
군산지원 러닝크루가 만들어 내는 힘찬 하모니다.
오직 달리기만으로 몸과 마음의 성장을 이뤄내는
군산지원 러닝크루, 이들의 시원한 완주를 쫓아가 보았다.
혼자보다
함께이기를 바라며
모든 러너에게는 처음 신발 끈을 묶던 순간이 있다. 군산지원 러닝크루의 출발선은 백승광 행정관과 배민지 주무관의 작은 바람 안에 있었다. 혼자 달리는 시간이 주는 막막함과 지루함을 넘어, 함께 땀 흘리며 건강한 러닝 라이프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모임의 첫걸음이 됐다. 뜻이 맞는 7명의 초기 멤버가 모여 코스와 규칙을 정했고, 법원 동료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동호회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매주 화요일 저녁이 되면 러닝크루 회원들은 가벼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금강변이나 은파호수공원에 모여 몸을 풀기 시작한다. 신생 동호회라는 짧은 역사가 무색하게, 현재는 25명의 회원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한여름에는 외부 러닝이 힘들지 않겠냐고 회원들에게 묻자, 모임 시간을 조금 늦춰 해가 떨어진 후 달릴 계획이라며 웃어 보였다.
“군산에는 노을이 아름다운 금강 강변길이 있습니다. 일과 후 노을 지는 강변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풀리면서, 이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러닝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는 백승광 행정관의 말처럼, 출발선에 서는 순간은 언제나 그 자체로 작은 위로가 된다.
각자의 속도로,
함께 그리는 풍경
인생도 달리기도, 모두가 반드시 같은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다. 군산지원 러닝크루도 페이스에 따라 5~6분대의 중급자, 7~8분대의 초급자, 9분대 이상의 입문자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50분여를 달린다. 처음 합류한 회원에게는 먼저 부상 방지를 위한 자세와 호흡법을 알려주고, 천천히 함께 달리며 점진적으로 수준을 높여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해진 규칙은 따로 없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단 하나의 원칙은 ‘절대 다치지 않게, 각자의 페이스에 맞는 그룹과 함께 즐겁게 달리는 것’이다.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한 초보자 최진솔 주무관은 이러한 함께 달리기의 효과를 업무로까지 연결한다. “정기적인 러닝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에 장시간 업무에도 쉽게 지치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과 에너지가 생겼습니다. 달리는 동안 스트레스와 잡념이 비워지면서 업무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훨씬 긍정적으로 바뀐 것을 많은 회원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함께 발을 맞추는 50분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다음 날을 버티는 회복의 시간이 되고 있다.
정직한 노력이 만드는
올곧은 성장
러닝은 요행이나 화려한 장비가 통하지 않는, 지극히 정직한 스포츠다. 오직 두 다리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을 버텨내야 비로소 완주선을 넘을 수 있다. 배민지 주무관은 바로 이 점이 러닝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어제보다 단 100m를 더 달렸든, 단 10초를 단축했든 ‘내가 노력한 만큼 반드시 성장한다’라는 정직한 경험이 삶 전체에 엄청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처음에는 1km를 뛰는 것조차 버거워했다는 백승광 행정관 역시 매일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극복의 경험을 통해 내면이 단단해짐을 느꼈다. 묵묵히 내딛는 발끝에서 마주하는 성장은 일상과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더 능동적이고 단단하게 뒤바꿔 놓았다. “하루 500m, 1분씩 더 달리는 정직한 노력을 통해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러닝을 시작한 뒤로 정말 신기하게 일상의 모든 일들이 긍정적으로 잘 풀려나가는 기분입니다.”
함께 뛰어넘을
더 먼 거리
신생 동호회임에도 왕성히 활동하며 회원들의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는 러닝크루는 ‘행복과 즐거움이 차고 넘치는, 자타공인 군산지원을 대표하는 동호회’라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달리기로 다져진 인연은 트랙 밖에서도 이어진다. 분기별로 회식을 겸한 정기 모임을 열어 그동안의 땀과 노력을 돌아보는가 하면, 때로는 치킨에 맥주를 곁들이는 소소한 번개모임을 통해 법원 생활의 고충을 함께 나누며 동료애를 쌓아 가고 있다.
이들의 곁에는 늘 함께 달리는 동료가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혼자서는 쉽게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동료의 발걸음 소리가 더해지면 끝까지 완주할 힘이 된다는 것을 마음 깊이 배워가는 중이다.
군산지원 러닝크루의 시선은 이제 가을에 있을 ‘제25회 김제새만금 지평선 전국마라톤대회’를 향한다. 서로의 든든한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함께 이겨내겠다는 약속.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감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이들의 건강한 바람은 군산지원 러닝크루가 그리는 가장 먼, 그리고 가장 의미 있는 완주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