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스토리]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백년사기념관을 가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백년사기념관을 가다’


글. 법원행정처 공보관실



법원을 둘러보는 여행이라니, 다소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의 ‘백년사기념관’에서 출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895년 진주재판소로 시작된 진주지원의 100여 년 역사가 오롯이 담긴 이곳을 둘러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진주라는 도시의 오랜 역사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과거 법원에서 사용했던 각종 기록과 사무기기, 진주지원과 청사의 변천을 보여주는 백년사기념관을 시작으로 진주성과 촉석루, 남강을 따라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는 특별한 여정. 이번 가을을 열어 줄 의미 있는 법원 여행을 소개한다.



백 년의 시간을 담은 공간

백년사기념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청사 내부에는 지역 사법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백년사기념관’이 마련되어 있다. 2014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평일에 상시 개방되어 있어 법원을 찾은 민원인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백년사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법원의 역할과 대한민국 법원 조직도, 진주지원의 연혁 및 관할 지역을 소개하는 전시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역대 지원장과 시대별 청사 사진, 주요 방문 및 기념사진 등에는 진주지원이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시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 법원에서 실제로 작성하고 보관했던 각종 기록과 자료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법원 판례집과 법원 전화번호부, 직원 재직 현황, 지출원인행위부, 도서원부, 신고서철, 판결문 등은 당시 법원의 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말없이 증언한다. 오늘날에는 전자소송과 각종 온라인 사법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많은 업무가 전산화되었지만, 과거에는 사건과 재판에 관한 대부분의 정보를 종이 문서로 작성하고 분류해 보관해야 했다. 기념관에 보존된 자료들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사건 기록과 문서 관리 방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셈이다.


과거 법원의 업무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무용품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롤식 소인기와 확정일자 고무인, 순찰시계, 압인기, 넘버링 기기, 재택 당직용 휴대전화기, 청인과 관인, 등사기 등은 당시의 업무 환경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수동타자기와 전동식 타자기, 1900년대 말 업무용 컴퓨터까지 나란히 놓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서를 직접 손으로 작성하던 시기부터 전산 시스템을 활용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법원 업무 환경이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 실감하게 된다.


과거의 사무기기와 현재의 사법서비스를 나란히 견주어 보면 사법행정의 변화와 발전 과정이 한층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법원의 업무 방식 역시 종이 중심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종이로 이루어지던 각종 기록과 업무는 전산화되었고, 현재는 전자소송포털 등을 통해 국민이 법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사법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고 있다.


전시물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시대별 법원 행정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이 공간을 둘러보는 소소한 재미다. 기념관에는 민사·형사재판 등 재판의 종류와 주요 사법제도를 설명하는 자료도 함께 마련되어, 등기의 종류와 과거 등기소의 모습, 달라진 호적제도 등을 통해 국민의 일상과 밀접한 사법제도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법관과 사법보좌관, 참여관이 착용한 법복은 물론 일제강점기 법관의 법복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시대별 법복을 비교하며 사법제도와 법원 구성원의 모습이 걸어온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백년사기념관에 전시된 자료들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우리나라 지역 사법제도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시대에 따라 법원의 모습은 끊임없이 달라져 왔지만, 지역 주민 가까이에서 공정한 사법서비스를 실현하려는 본질만은 변하지 않았다. 백년사기념관은 그 발자취를 통해 변화와 불변의 시간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1895년부터 이어진

진주지원의 역사


백년사기념관에서 진주지원 청사의 변천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옛 진주의 모습을 기록한 자료를 둘러보다 보면, 지역의 발전과 함께 걸어온 진주지원의 궤적이 눈앞에 선연히 떠오른다.


진주지원의 역사는 1895년 5월 15일 문을 연 진주재판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4년 갑오개혁을 계기로 근대적인 사법제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법률 제1호와 칙령 제114호에 따라 경상남도 지역 최초의 재판소인 진주재판소가 자리를 잡았다. 

1896년 13도제가 시행되면서 경상남도가 분리되고 진주가 도청 소재지가 되자, 같은 해 8월 15일 진주재판소는 경상남도재판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1904년에는 경상남도 지역 30개 군을 관할할 정도로 성장해 지역의 주요 사법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통감부가 설치되고 사법제도가 일본식 3심제로 개편되면서, 1908년 8월 1일 경상남도재판소는 대구공소원 소속 진주지방재판소로 재편되었으며, 이후 일제의 식민 통치를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변질되는 아픈 역사를 겪어야 했다.

1909년에는 진남구재판소와 마산구재판소, 거창구재판소, 밀양구재판소 등이 새로 들어섰으나, 같은 해 11월 1일 통감부령에 따라 진주지방재판소가 폐지되면서 부산지방재판소 진주구재판소로 축소·개편되었다. 1912년 4월 1일에는 부산지방법원 진주지청으로 명칭이 다시 바뀌었다.


광복 이후에는 미군정기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거치며 부산지방심리원 진주지원, 부산지방법원 진주지원 등으로 조직과 명칭이 잇따라 달라졌다. 1983년 9월 1일에는 마산지방법원 진주지원으로 개편되었으며, 1992년 5월 1일부터 현재의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진주시를 비롯해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을 관할하며 경남 서부권 지역 주민들에게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법원의 시설과 업무 방식은 달라져 왔지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하려는 법원의 소임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도 진주지원은 공정하고 신뢰받는 사법서비스를 향해 그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쉼이 있는 발걸음

진주의 역사와 

로컬 맛집


진주지원의 백년사기념관을 둘러보았다면, 잠시 걸음을 옮겨 진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맛을 함께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진주지원 인근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명소들이 자리해, 바쁜 일상 중에도 여유와 휴식을 선사한다. 관광 명소 사이사이 들러볼 전통 있는 맛집은 진주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진주의 역사를 품은 진주성


진주성을 찾으면 가장 먼저 웅장한 성곽과 남강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두 차례의 진주성 전투가 펼쳐진 역사적인 장소이자, 오늘날 진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성곽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 유적과 마주하며, 진주가 간직한 오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남강을 내려다보는 촉석루


진주성을 대표하는 누각인 촉석루는 남강 절벽 위에 자리한 진주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탁 트인 누각에 올라 남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과 함께 진주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온전히 전해진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받아온 촉석루는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남강과 어우러진 풍경은 진주를 대표하는 절경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진주의 역사와 함께 흐르는 남강


진주 도심을 따라 흐르는 남강은 진주의 역사와 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공간이다. 남강은 진주성과 촉석루를 따라 흐르며 오랜 시간 진주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의 역사와도 깊이 맞닿아 있어, 진주성과 남강을 함께 살펴보면 지역이 간직한 역사적 의미를 한층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진주성과 촉석루를 둘러본 뒤 남강 일원을 거닐어 보면, 진주의 역사와 오늘날 시민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천황식당


1915년부터 10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진주의 대표 노포 식당이다. 특히 신선한 한우 육회를 올린 진주 육회비빔밥은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로, 고소한 참기름 향과 다양한 나물, 특제 고추장이 어우러져 진주만의 깊은 맛을 전한다. 함께 나오는 선짓국은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더해 한 끼 식사를 더욱 든든하게 채워준다.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만큼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진주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수복빵집


1940년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진주의 대표 노포 빵집이다. 대표 메뉴인 찐빵은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변함없는 맛과 정겨운 분위기는 진주 여행의 특별한 추억을 더해준다. 찐빵 한 봉지를 손에 들고 진주성이나 남강을 산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법원의 업무 환경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져 왔다. 종이 문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업무는 전산화를 거쳐 디지털 기반의 사법서비스로 확대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전자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시대와 업무 방식이 변화하는 동안에도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하려는 법원의 기본적인 소임은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백년사기념관에 보존된 과거의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사법서비스가 오랜 시간 축적된 제도와 노력의 결실임을 말없이 보여준다. 

진주지원과 백년사기념관을 통해 지역 사법의 역사를 돌아보고, 진주성과 촉석루, 남강, 국립진주박물관 등 진주의 역사문화 공간까지 함께 둘러본다면 진주라는 지역이 간직한 다양한 역사와 가치를 한층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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