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고, 사람을 잇고, 함께 성장하다
작은 연결이 모여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
사법연수원은 세계 각국과의 사법 교류를 확대하고 그 성과를 법관연수를 통해 재판 현장에 나누기 위해 지난 2013년, 국제사법협력센터(International Judicial Cooperation Center)를 개소했다. 국제사법협력센터는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과 활발히 공조하여 국제협력의 폭을 넓혀 왔으며, 마침내 동북아시아 최초로 ‘제11회 IOJT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는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이제 세계 사법의 눈은 대한민국을 향한다. 그동안 우리가 발전시켜 온 사법 시스템과 운영 경험을 배우기 위해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이 사법연수원을 찾고 있다. 세계를 만나고, 사람을 잇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온 시간.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의 성장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글.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 황선영 행정관(국제업무 전문관) 사진. 홍승진
Chapter 1. 다시 연결하다
멈췄던 국제교류의 새로운 시작
2013년 5월 9일 문을 연 국제사법협력센터는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과 적극적으로 교류를 시작했으나, 코로나19로 대면 국제교류가 중단되면서 공고히 이어오던 친교를 잠시 멈추어야 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해외로 향하는 길이 다시 열렸으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행사를 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소원해진 사이를 재점검하고 새로운 협력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
2023년, 사법연수원에 국제업무 전문관 제도가 처음 도입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동안 교류해 온 해외 사법기관과의 인연을 다시 살피고, 연락이 끊겼던 기관에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새로운 국가와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남을 이어가며 국제협력의 폭을 한 뼘씩 더 넓혀 나갔다. 그렇게 멈춰 있던 국제교류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더욱 견고해진 연결은 이후 국제적인 사법 행사를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Chapter 2. 크게 도약하다
동북아 최초 IOJT 국제콘퍼런스
재연결의 과정에서 국제사법협력센터가 맞이한 가장 큰 도전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하는 ‘2024년 제11회 IOJT 국제콘퍼런스’였다. 세계 각국의 사법연수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우리 손으로 직접 준비해야 했다.
각국 참가자와의 소통부터 프로그램 진행과 의전, 통역, 숙박, 차량, 행사장 운영까지 수많은 업무가 동시에 요구되었다. 그동안 여러 연수 및 방문 행사를 통해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는 물론, 구성원 모두의 전문성과 헌신이 한꺼번에 필요한 순간이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현명하게 답을 찾아냈고, 그 과정에서 쌓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은 자연스럽게 국제사법협력센터 공동의 노하우가 되었다.
제11회 IOJT 국제콘퍼런스가 무사히 막을 내렸을 때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가 그동안 함께 쌓아온 국제사법협력의 경험과 역량이 빛나는 성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제11회 IOJT 국제콘퍼런스는 우리에게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주관했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모두가 한 단계 도약하는 결정적 순간으로 기억되었다.
Chapter 3. 세계로 확장하다
배우러 가던 사법부에서, 배우러 오는 사법부로
국제사법협력센터의 성장과 함께 국제 사법 교류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우리가 선진 사법제도를 견문하기 위해 외국을 찾아갔으나, 이제는 반대로 우리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각국의 사법기관이 대한민국 사법의 문을 두드린다.
비단 개발도상국뿐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대한민국 사법부의 디지털 전환과 전자소송 운영 경험을 공유받는 것은 물론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찾고 있다.
이제 ‘K-Court’에도 세계의 시선이 향하기 시작한 셈이다.
교류의 내용 또한 깊어졌다. 단순한 방문과 친선 도모를 넘어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법제도, 전자소송, 사법정보화, 디지털 전환, 사회적 약자의 사법접근권 향상 등 우리가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나누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중이다.
한 번의 만남은 새로운 연수와 협력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국가와 기관도 계속 넓어져 간다.
최근 3년간 국제사법협력센터가 진행한 주요 국제교류 일정은 70여 회, 대상 국가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25개국에 이른다. 각국 사법기관의 방문과 연수, 국제회의와 세미나, MOU 체결, 해외 기관 방문 등 다양한 국제교류가 쉼 없이 이어져 왔다.
어느덧 국제사법협력센터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경험을 세계와 나누는 국제협력의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Chapter 4. 결국 이 모든 것을 만든 ‘사람들’
서로 다른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
국제행사에는 늘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따라붙는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과 참가자 변동, 통역과 항공 문제, 행사 직전에 들어오는 새로운 요청까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꼭 예상 밖의 일이 생긴다. ‘정말 이게 맞나?’ 싶은 순간도 있고, 웃으며 넘기기엔 꽤 버거운 날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해 해외 인사를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다. 예기치 못한 어떤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결국은 답을 찾아야만 한다.
누군가는 상대 기관과 연락하고, 누군가는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누군가는 현장을 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각자가 필요한 자리를 찾아 움직이고, 정신없이 함께 해결하다 보면 어느새 행사는 끝이 나 있다.
당시에는 진땀을 뺐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며 웃을 수 있는 우리만의 이야기가 된다. 행사 하나가 무사히 마무리될 때마다 쌓여가는 한 사람의 경험은 모두의 노하우가 되고,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성공적으로 해낼수록 자신감도, 서로에 대한 믿음도 깊어져 간다.
결국 지금의 국제사법협력센터를 만든 것도, 여기까지 성장하게 한 것도 사람이었다. 서로를 믿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함께 걸어온 시간. 그것이 우리의 역사였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가장 큰 자산이다.
Chapter 5. 우리의 발자취를 담다
국제사법협력 기념관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과 만나고 교류하며 쌓아온 시간은 이제 ‘국제사법협력 기념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담겼다. 교류의 첫 순간부터, 힘을 합쳐 치른 국제행사들, 마음이 담긴 기념품까지 국제사법협력센터가 이어온 교류와 협력의 기록,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한 곳에 모아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나온 시간은 기록으로 남고, 그 기록은 또 다른 시작이 된다. 국제사법협력센터의 역사가 켜켜이 기록된 기념관은 우리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만남과 교류를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pilogue.
우리의 한마디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
국제사법협력센터가 걸어온 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결국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각자의 자리에서 국제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바라본 자리도, 기억에 남은 순간도, 얻게 된 성장도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뛰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긴 시간을 함께 걸어온 네 사람에게 국제사법협력센터에서 근무하며 느낀 바를 물어보았다.
이준명 국제사법협력센터장
국가마다 법 제도는 다를지라도 전 세계의 사법과 법관은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세상이 점점 더 가깝게 연결될수록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법률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법관을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은 더욱 깊고 넓고 열린 국제적 시야와 소양을 함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사법연수원이 국제사법협력 업무를 수행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국제업무 수행 과정에서 더욱 성장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국제사법협력센터는 앞으로도 우리 사법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리 역량을 국제적 시각에서 점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선아 국제팀장
국제업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제가 팀장을 맡아도 국제사법협력센터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센터장이신 이준명 수석교수님의 리더십과 저희 팀의 자랑인 돈독한 팀워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야를 가리지 않는 업무에 대한 열정도 빼놓을 수 없지요. 제게 바람이 있다면 국제사법협력센터의 활동을 사법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그 결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황선영 국제업무 전문관
세계와 우리 사법부를 잇는 일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가장 큰 보람이자 자부심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외국 법관들이었지만, 어느새 다시 만나면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마음은 통했고, 결국 국제업무의 가장 큰 힘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간 끝에는 함께했던 좋은 사람들이 남았다는 것이 가장 감사한 일입니다.
김영지 국제업무 주무관
사실 고백하자면, 관광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법원공무원이 된 뒤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법연수원에서 뜻밖에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되었고, 연수 때 만났던 판사님들을 필리핀 출장에서 다시 만나는 신기한 인연도 생겼습니다. 좋은 분들과 하나의 팀으로 함께한 국제사법협력센터에서의 경험은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도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