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금강이 흐르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 군산. 이곳에 자리 잡은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이하 군산지원)은 백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지역민의 곁을 정겹게 지켜오고 있다.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기보다 묵묵하고 다정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군산지원은 오늘도 오래 사귄 벗처럼 시민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1908년부터 시작된 유구한 역사,
청사 이전 30주년을 맞은 든든한 사법의 보금자리
1908년 광주지방재판소 군산구재판소로 첫발을 뗀 군산지원은 이후 1922년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을 거쳐, 1948년 6월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이라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72년부터는 군산시 금동의 공관에서 자리를 지켜오다가, 1996년 지금의 청사가 완공되며 비로소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다. 올해는 청사이전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군산지원 가족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군산지원은 익산시법원을 포함해 1개 시법원과 4개의 실·과, 합의부(민사·가사·형사)와 민사재판부, 형사재판부, 가사재판부를 아우르는 총 25개의 재판부를 운용하고 있다. 법관 14명을 비롯해 총 111명의 법원 가족이 이곳에서 약 53만 지역민의 사법 서비스를 책임진다. 서른 해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시간만큼, 군산지원은 단순한 행정 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정을 함께 나눠온 동반자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중이다.
곳곳에 배어 있는 세심한 손길
오랜 벗처럼 정겨운 청사
청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청사 이전 때 함께 옮겨 온 거대한 향나무가 어서오라며 손짓한다. 거목이 드리우는 널따란 그늘은 고충을 안고 법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안온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30년 전 청사 이전을 기념해 식재한 금송도 법원을 찾는 시민들을 푸르게 반긴다. 작고 여렸던 금송이 우러러볼 만큼 울창하게 자라나는 동안 군산지원도 지역민의 삶에 꼭 필요한 공간으로 우뚝 성장해 왔다.
세월의 무게답게 청사는 일부 노후화된 부분도 있지만, 군산지원은 그 시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사회와 함께 정을 쌓아 온 오랜 벗으로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법원 안에 자리한 우체국과 은행 등은 주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반 시설이 되었고, 청사 입구에 자리한 북카페는 시민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었다. 청사 바닥에는 색깔별로 구분된 길 안내 표식이 정성스레 마련되어 있어, 처음 법원을 찾은 사람도 필요한 업무 부처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작은 나무 한 그루, 바닥의 표식 하나에도 시민의 발걸음을 살피는 군산지원의 다정한 마음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시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사법 서비스
우선지원창구와 끊임없는 환경개선
군산지원이 가장 중점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사법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 수호다. 모든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신속하면서도 충실한 재판으로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높여 사회적 갈등을 평화롭고 공평하게 풀어내는 일을 중요한 책무로 여긴다. 이러한 가치를 구체적인 서비스로 구현한 것이 종합민원실 내 우선지원창구다. 법무사 등 소정의 자격을 갖춘 이를 민원상담위원으로 위촉해, 사회적 약자의 사법 접근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시민과 직원 모두에게 더 나은 청사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개선 작업도 알차게 이어지고 있다. 2025년에는 민형과 환경 개선 공사와 1층 상황실 개선 공사를 진행했으며, 각 사무 공간 및 민원 공간의 정수기를 교체했다. 올해는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법정동 2, 3층 화장실의 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장애인 편의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북카페도 1개소 추가 마련할 예정이다. 군산지원은 법원을 찾는 이들의 작은 불편까지 살피며 사법 서비스 개선과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 그리고 사법 신뢰 강화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미래를 선도하는 뜨거운 학구열
각종 역량 강화 프로그램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지원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민사·형사·가사재판실무 전문역량강화연구회와 송무·집행·등기·공탁·가족관계등록 실무연구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실무 현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문제 상황과 주요 사례를 함께 발표하고 토론한다.
재판 업무에 필요한 기술 활용 능력과 전문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2025년 9월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재판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실무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프롬프트’, ‘가상자산’을 주제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더불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도서실에 인공지능 관련 도서를 대량으로 비치하는 등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아리울 봉사회와 아름다운 나눔 활동
군산지원의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은 법원 담장 밖에서도 또렷하게 빛난다. 군산지원 봉사동호회 ‘아리울 봉사회’는 소속 직원들이 매달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관내 사회적 약자단체를 정성껏 지원해 왔다. 올해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 보호시설인 군산 ‘성가정의집’과 발달장애대안학교인 ‘산돌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군산의 법조인들이 함께 기부한 물품을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아름다운 가게 행사’ 역시 군산지원이 지역과 정을 나누는 또 하나의 따뜻한 방식이다.
가족의 회복을 돕는 발걸음도 다정하게 이어진다. 면접교섭을 진행 중인 자녀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영원한 가족 하루캠프’는 단절된 관계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지원장이 직접 나서는 고등학교 특강과 학생들의 법원 견학은 사법부에 대한 청소년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법원을 지역사회에 한 발 더 가까운 존재로 만든다.
군산지원은 모든 구성원이 동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수평적으로 활발히 소통하는 가족 같은 법원을 꿈꾼다. 재판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성의를 다한다는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은, 다름 아닌 법원 구성원 서로의 마음과 입장을 다정하게 헤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른 해 동안 도탑게 쌓아온 정과 믿음을 바탕으로 지역민과 마음을 나누는 사법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군산지원은 오늘도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